기후모델은 어떻게 미래 기온과 기상이변을 예측할까요? 이번글에서는 대기와 해양, 온실가스까지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기후 시뮬레이션의 원리를 알아봅니다.
ㅇ. 기후모델이란 무엇인가요?
기후모델(Climate Model)은 지구의 대기, 해양, 지표, 빙하 등 복잡한 요소들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을 수학적 방정식으로 표현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도구입니다. 기후모델은 단순한 날씨 예보와는 달리, 수십 년에서 수백 년 단위의 장기적 기후 변화를 예측하는 데 사용됩니다.
ㅇ. 왜 기후모델이 필요한가요?
기후는 매우 복합적인 시스템으로, 인간이 실시간으로 전체를 관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구 시스템을 재현하고, 다양한 변수 변화에 따른 미래 기후를 미리 계산해보는 것이죠.
ㅇ. 기후모델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기후모델은 보통 수천 개의 '격자(grid)'로 나뉜 지구를 가상공간에 구성하고, 각 격자마다 기온, 습도, 바람, 해수면 온도 등을 계산합니다. 대표적인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대기 모델 (Atmospheric Model)
기온, 바람, 대기압, 강수량 등을 계산
복사, 대류, 구름의 역할까지 포함
해양 모델 (Ocean Model)
해수 온도, 염분 농도, 해류 흐름 등을 모의
심층수 순환까지 포함됨 (열염순환)
해빙과 빙하 모델 (Cryosphere Model)
북극과 남극의 해빙, 대륙빙하의 면적과 두께 변화
육지 표면 모델 (Land Surface Model)
식생, 토양 수분, 눈, 증발산 등 고려
탄소 순환 모델 (Carbon Cycle Model)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생물권 흡수량 계산
이러한 구성 요소들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며, 하나의 거대한 수치 모델을 이룹니다.
ㅇ. 기후모델은 어떤 수학과 물리를 사용할까요?
기후모델의 근간은 물리학 법칙에 기반한 수학적 방정식입니다.
대표적인 방정식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 (Navier-Stokes Equation)
대기와 해양의 흐름을 계산하는 핵심 방정식
유체역학의 기초 원리를 반영
· 열역학 방정식
에너지 보존의 법칙을 적용해 온도 변화 추산
· 복사 방정식 (Radiative Transfer)
태양에서 들어오는 에너지와 지구에서 방출하는 복사 에너지 계산
이러한 방정식들은 슈퍼컴퓨터를 통해 수치적으로 해석됩니다. 수십억 개의 데이터가 시간 단위로 계산되어 미래를 예측하게 되는 것이죠.
ㅇ. 어떤 시나리오로 예측하나요?
기후모델이 미래를 예측하려면 "가정"이 필요합니다.
즉, "앞으로 인간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할 것인가?"에 대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예측합니다.
RCP 시나리오란?
IPCC에서 사용한 시나리오로, '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의 약자
RCP 2.6 / RCP 4.5 / RCP 6.0 / RCP 8.5처럼 총 4가지
숫자가 높을수록 온실가스 농도가 심각하게 증가함
시나리오 | 설명 | 예상 온도 상승 |
RCP 2.6 | 온실가스 감축 성공 | 1.6°C 이내 |
RCP 4.5 | 중간 수준 감축 | 2.4°C |
RCP 8.5 | 배출량 통제 실패 | 4.3°C 이상 |
※ IPCC AR5 보고서 이후, RCP 6.0은 실무에서 잘 사용되지 않음
·RCP 6.0 시나리오는 중간 정도의 온실가스 배출 경로를 의미하지만, 실제 연구나 정책 적용에서 주로 사용된 시나리오는 RCP 2.6, 4.5, 8.5입니다.
·특히, 많은 연구자들이 RCP 4.5와 RCP 8.5만 비교 분석하거나, “낮음–중간–높음” 세 가지 극단적인 시나리오만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ㅇ. GCM과 지역모델의 차이
- 기후모델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 GCM (Global Climate Model) – 전 지구 모형
전 세계 규모의 기후를 예측
격자 크기: 약 100~300km 단위
IPCC의 예측 기반
· RCM (Regional Climate Model) – 지역 기후모형
한 국가 또는 대륙 규모로 고해상도 시뮬레이션
격자 크기: 10~50km 단위
각 지역의 지형, 바다, 바람 조건 반영
예: 한국기상청은 KMA-RCM을 활용해 한반도 기후를 분석합니다.
ㅇ. 기후모델의 정확도는 믿을 수 있을까?
기후모델은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역사적 데이터를 기준으로 검증하며 정확도를 높여왔습니다.
- 검증 방법
과거 기후(1900년~현재)를 입력값으로 모델을 돌려 실제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비교
위성 자료, 해양 부이, 산소 동위원소, 빙하 코어 등을 비교 분석
- 실제 사례
1990년대 모델들이 예측한 2020년 평균 지구 기온은 실제 측정값과 약 95% 이상 일치
지구온난화 추세, 해수면 상승, 극한기후의 증가 예측에 성공
- 즉, 기후모델은 완벽하진 않지만 "가장 과학적인 미래예측 도구"입니다.
ㅇ. 기후모델로 본 미래는?
기후모델에 따르면, 현재 추세(RCP 8.5 기준)로는 2100년까지 지구 기온이 4.5℃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북극 해빙 여름철 전면 소멸 가능성
해수면 1m 이상 상승 → 수억 명의 이주 필요
-전 세계 산호초 90% 이상 백화
폭염, 가뭄, 산불, 태풍 등 극단적 기상이 일반화
-농작물 수확량 감소 및 식량 안보 위협
ㅇ. 기후모델은 어떻게 개선되고 있을까?
현대 기후모델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AI와 머신러닝 도입
복잡한 계산을 단축하고, 지역적 특이사항까지 반영
해상도 향상
격자 크기를 더욱 미세화해 국지적인 날씨도 반영 가능
생물권 모델 통합
삼림, 농업, 토양 등 생태계 요소의 반영
다중모델 평균(MME) 사용
여러 모델 결과를 평균화해 불확실성을 줄임
ㅇ.기후모델은 과학이 만들어낸 미래 창입니다
기후모델은 단순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아닌, 수십 년간 전 세계 과학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결정체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래 기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후모델은 그 미래의 "지도"를 제공합니다. 이제, 그 지도를 보고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우리 인간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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