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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과 섬나라 위기: 바다에 잠겨가는 삶의 터전

by 쉽게배우는 기후과학 교양서 2025. 5. 29.

지구의 기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해수면의 상승입니다. 얼핏 보기에는 바닷물이 조금 올라가는 단순한 현상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국토가 낮은 지대에 위치한 섬나라들은 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국가 전체가 물에 잠기는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해수면 상승의 원인부터 섬나라들이 직면한 현실, 그리고 우리가 함께 준비해야 할 미래에 대해 쉽고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습니다.

해수면 상승과 섬나라 위기: 바다에 잠겨가는 삶의 터전

해수면 상승이란?

해수면 상승은 말 그대로 전 세계 바다의 평균 높이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이 현상은 아주 느리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100년간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으며, 인류가 느끼는 영향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해수면이 수백 년에 걸쳐 천천히 변했지만, 지금은 불과 수십 년 만에 수십 센티미터씩 올라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고, 특히 섬나라들에게는 국가 존립 자체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해수면은 왜 올라가는가?

해수면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지구온난화, 즉 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입니다.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바다에 두 가지 큰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열 팽창 (Thermal Expansion)
바닷물도 기온이 오르면 부피가 팽창합니다. 이는 마치 뜨거운 물이 담긴 주전자가 팽창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지구의 바다 수온이 오르면서 바닷물의 부피도 점점 늘어나고 있고, 그 결과 해수면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빙하와 만년설의 해빙
지구에는 남극, 북극, 히말라야, 알프스 등 다양한 지역에 수많은 빙하와 눈이 쌓여 있습니다. 기온이 오르면 이 빙하들이 녹아 바다로 흘러들어가며 바닷물의 양 자체를 증가시킵니다.

NASA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따르면, 1900년부터 1990년까지 해수면은 매년 약 1.4mm씩 상승했으나, 1993년 이후로는 연평균 3.3mm 이상으로 두 배 이상 빨라졌습니다. 2100년까지는 최대 1미터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와 있습니다.

섬나라들이 직면한 위기

해수면 상승의 가장 극단적인 피해자는 낮은 고도에 위치한 섬나라들입니다. 이러한 나라들은 대부분 국토가 바다와 매우 가까워서, 해수면이 조금만 상승해도 전체 면적의 많은 부분이 침수됩니다. 일부 국가는 국가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몰디브 (Maldives)
인도양에 위치한 인기 관광지이자 섬나라입니다.
국토의 평균 높이는 불과 1.5m밖에 되지 않으며, 해수면이 1m만 상승해도 국토 대부분이 잠기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몰디브 정부는 인공섬을 만들거나 이민을 준비하는 등 국가 생존을 위해 다각도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키리바시 (Kiribati)
태평양 한가운데 위치한 작은 섬나라로, 33개의 산호섬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미 지속적인 침수 피해와 토양 염분 증가로 인해 농업과 식수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2014년, 키리바시 정부는 국민 이주 계획을 수립하고 피지에 땅을 사들여 일부 주민들을 이주시켰습니다.
투발루 (Tuvalu)
인구가 약 11,000명 정도인 태평양의 섬나라입니다.
최근 몇 년간, 태풍과 폭우로 인해 공항 활주로와 도심이 자주 침수되고 있습니다.
UN에 ‘국가 소멸 위험국가’로 등록된 바 있으며, 세계 최초의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기후난민' 발생국으로 거론됩니다.

섬나라 주민들의 삶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해수면 상승은 단지 ‘물이 조금 올라오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사람들의 일상과 생존을 바꾸고,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붕괴시키고 있습니다.

 농업이 불가능해진다
바닷물이 땅속까지 스며들면 토양이 짜게 변하고, 그 위에서 자라던 작물들이 더는 살 수 없게 됩니다. 이는 곧 식량 부족으로 이어집니다.

식수가 오염된다
많은 섬나라는 지하수에 의존해 식수를 공급합니다. 하지만 바닷물이 지하수에 스며들면 물이 짜지고 오염되어 마실 수 없게 됩니다.

마을과 도시가 침수된다
해안 근처에 있던 마을, 학교, 병원, 교회 등이 잦은 홍수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는 반복적인 재건과 이주를 요구하며 경제적 손실도 커집니다.

전통 문화와 공동체 해체
섬나라 주민들의 삶은 자연환경과 깊이 연결되어 있으며, 해양과 관련된 전통이 많습니다. 하지만 환경 변화로 인해 어업, 농업, 축제가 중단되면서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기후난민: 새로운 인도주의 위기

섬나라들이 점차 거주 불가능해지면서, 기후난민(Climate Refugee)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미 키리바시나 투발루 주민 일부는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 인근 국가로 이주하고 있으며, 향후 수십만 명이 국외로 이주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제법상 기후변화로 인한 난민은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UN난민협약은 정치적, 인종적 박해로 인한 난민만 인정하고 있어, 앞으로 국제사회의 새로운 협력과 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해수면 상승은 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해수면 상승을 먼 나라 이야기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든 해안 국가에게 닥칠 수 있는 미래입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상황은?
한국도 많은 도시가 해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특히 인천, 부산, 목포, 여수 같은 해양 도시들은 해수면 상승과 태풍·폭우 증가로 인한 침수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기상청은 2100년까지 해수면이 80cm 이상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해수면 상승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피해를 줄이고 적응하는 방법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온실가스 줄이기
자동차 대신 대중교통 이용, 에너지 절약, 재생에너지 사용 등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줄이면 온난화를 늦출 수 있습니다.
섬나라 지원
국제사회는 섬나라들을 기후위기 대응의 우선 순위에 놓아야 합니다.
인프라 지원, 식수 및 농업 기술 이전, 난민 수용 협의가 필요합니다.
도시와 사회의 적응력 강화
제방을 높이거나 해안 식생을 조성하고,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조기 경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수면 상승과 섬나라 위기의 핵심

항목 내용
원인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 팽창, 빙하 해빙
피해 침수, 식량/식수 부족, 인구 이주, 문화 붕괴
대표국가 몰디브, 키리바시, 투발루 등
대응방안 온실가스 감축, 국제 협력, 기후난민 제도 마련

 

해수면 상승은 지구가 보내는 경고 신호입니다. 그리고 섬나라의 위기는 가장 먼저, 가장 강하게 그 신호를 받고 있는 현장입니다. 지금 우리가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우리 도시와 삶도 똑같은 위기를 맞게 될 수 있습니다.

지구는 하나뿐입니다. 그리고 그 지구를 지키는 일은 단지 과학자나 정부만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섬나라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함께 연대하고, 실천해 나가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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